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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추천

소문난 성수 감자탕, 엄청난 웨이팅의 비결

by 꽃차살롱 2022.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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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의 성지, 성수동에서도 웨이팅이 가장 긴 식당, 어디일까요?

제가 성수동에서 직장을 다니며 점심시간마다 밥집을 찾아 돌아다니는데요. 사실은 맛집을 찾아다니는 거죠.

여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항상 웨이팅이 긴 곳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리는 '소문난 성수 감자탕'입니다.

 

 

 

매번 지나가다 보면 줄이 너무 길어서 언제 한번 가볼까 미루기만 했는데요.

오늘 드디어 기회가 왔습니다. 평소에는 도저히 줄 설 엄두가 안나는 곳인데 오늘 11:40분쯤에 보니까 저희 앞으로 3팀 밖에 없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저기 갑시다! 하고 이끌었습니다. 완전 횡재!

 

줄 서면서 사진도 찍고, '어떤 맛이길래 이렇게 웨이팅이 길어?, 비결이 뭐야?' 라며 기다렸습니다.

10분쯤 지났을까요? 저희 4명은 별관으로 안내를 받아 가게 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본관의 모습입니다.


▶ 위치 : 지하철 2호선 성수역 4분 출구에서 성수동 가죽 거리 방향으로 4~5분

▶ 메뉴 : 감자탕

▶ 영업시간 : 연중무휴 24시간 영업

https://place.map.kakao.com/13289056

 

소문난성수감자탕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45 (성수동2가 315-100)

place.map.kakao.com


본과 출입문입니다. 2016년 SBS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나왔다는 것 같은데요. 얼핏 본 것도 같고 그렇습니다.

1983년부터 감자탕집을 하셨다고 하니 인기 맛집 프로에 나가는 것도 어색하지 않아 보이네요.

 

 

SBS 백종원의 3대 천왕, 소문난 성수 감자탕!

출처 : SBS

 

메뉴는 감자탕인데요. 뚝배기에 1인분씩 나오는 건 감자탕이 아니라 감자국이라고 돼 있습니다.

저는 일반을 주문했습니다. 메뉴에 라면이 있는 거 보니까 감자탕과 라면의 조합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메뉴판을 보면서 가격에 대한 저항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감자탕 한 그릇에 9,000원. 행복한 가격 아닐까요? 특히나 요새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료 값이 폭등해 돼지고기 값도 많이 올랐을 텐데요.

 

 

벽에 붙어 있는 달력을 보면서 'Since 1983' 40년 전통 맛집에 어울리는 소품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식이 나왔습니다. 음식이 나옴과 동시에 웨이팅이 엄청나게 긴 이유를 한눈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엄청난 가성비'입니다. 아래 사진은 동료분이 주문한 우거지 감자국인데요. 뚝배기도 큰 편인데 돼지고기 등뼈가 어마어마하게 들어 있습니다. 닭 한 마리가 들어있는 것처럼 뚝배기가 꽉 차 보입니다.

 

 

이건 제가 주문한 일반 감자국입니다. 제가 뭐 시킬까 망설이고 있을 때 다른 테이블에서 얘기하는 걸 들었거든요. 양이 엄청나게 많다는... 그 말을 듣고 10,000원짜리 곱빼기를 시키려다가 9,000원짜리 일반을 주문했습니다. 역시 어딜 가나 정보력은 꼭 필요합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등뼈가 듬뿍 들어있었습니다. 웨이팅이 항상 긴 만큼 재료 회전이 잘되니까 재료 또한 엄청나게 신선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여느 감자탕집에는 고기를 국물에 넣고 푹 삶기 때문에 고기 자체가 흐물흐물한데요. 소문난 성수 감자탕에서는 고기가 하얗더라고요. 많은 양이 판매되기 때문에 국물에 담겨 있을 틈도 없이 팔리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국물 맛도 과하게 짜지 않아 좋았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감자탕이면 재료가 적어도 많이 팔릴 텐데, 재료까지 아끼지 않는 모습. 이게 바로 맛집의 비결 아니겠습니까? 참 그리고, 함께 식사 간 분들이 저 말고 다 개발자거든요. 오늘 감자탕을 먹으면서 재밌는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IT 개발자의 식사법

음식이 나오자 동료들은 각자 빈 접시에 담아 살을 바르느라 한참을 말없이 집중하시던데요. 저는 먹을 것만 하나 건져서 그때그때 발라서 먹는데, 그분들은 살을 전부 다 바른 다음 식사를 하시더라고요. 그러면 국물이 식을 텐데...

 

다들 개발자 아니랄까 봐 식사도 직업 따라 하나보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다 바른 살을 뚝배기에 다 넣고 드시는 게 아니라, 빈 접시에 두고 조금씩 조금씩 국물이 줄어드는 것에 맞춰 뚝배기에 덜어 드시더라고요. 마치 개발자가 코딩할 때 컴포넌트 별로 하나씩 하나씩 개발하는 것처럼요. 참 보기 좋더라고요. 식습관도 직업 따라간다. 저도 어디 가서 개발자 분위기 흉내 내려면 이 분들처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함께 제공된 김치와 깍두기도 정말 맛있었고요. 엄청난 크기의 오이도 잘 먹었습니다.

다 먹고 나오면서도 이런 고퀄리티의 음식이 9,000원! 이렇게 나가면 맛집계의 쿠팡 아닙니까?^^

쿠팡처럼 마진을 다 포기하진 않을 텐데 규모의 경제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추운 겨울이 오면 한번 더 가서 먹었으면 좋겠는데요. 오늘처럼 웨이팅이 적은 날이 또 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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